
tvN 인기예능 <알쓸인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인간잡학사전)>에서 소개된 '어니스트 섀클턴'의 남극 탐험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 <인듀어런스(Endurance)>를 읽어 보았다.
■ 기본정보
- 저자: 캐롤라인 알렉산더
- 번역: 김세중
- 출판: 뜨인돌출판사
■ 줄거리(교보문고 책 소개 발췌)
1914년 8월, 어니스트 섀클턴과 27명의 대원들이 남극 탐험에 나선다.
하지만 그들이 탄 배는 목표 지점을 130km 앞두고 거대한 부빙에 갇혀 침몰한다.
이제 목표는 탐험에서 "생존"으로 바뀌었다.
얼음 위에서의 위태로운 유랑.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사투가 시작된다.
쪼개지는 얼음 벌판을 탈출하여 힘겹게 상륙한 무인도. 아직 다들 무사하지만 이대로 가면 죽음뿐이다.
섀클턴은 최후의 결사대 5명을 뽑는다.
"구조선을 이끌고 다시 돌아오겠다."
목적지는 1,287km 떨어진 사우스조지아 섬.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무모한 항해.
그러나 그들은 작은 보트에 거대한 희망을 담았다.
넉 달 뒤인 1916년 8월 30일. 오두막에 머물던 대원들이 미친 듯 뛰어 나간다.
저 멀리서 구조선이 다가오고 있다. 뱃머리에 우뚝 선 한 사람! 그들의 대장 "섀클턴" 이었다.
장장 634일간의 처절한 사투! 그러나 아무도 포기하지 않았다.
■ 몽마드 생각
우리는 여러 리더를 만난다.
인성이 좋은 리더, 능력이 좋은 리더, 개차반인 리더 등등
여러 리더들 속에서 을로 살아가는 나는 어떤 리더를 닮아야 할까? 를 자주 생각했던 것 같다.
애청하는 <알쓸신잡>의 새로운 시리즈 <알쓸인잡>이 시작되어 시청 중 '어니스트 섀클턴'의 이야기를 듣고 그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인듀어런스(Endurance)' "인내"라는 뜻이다. 이 책의 제목이며 섀클턴과 탐험을 위해 탔던 배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섀클턴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책이기도 하지만 "섀클턴과 함께한 사람들의 인내에 대한 책"이다.
섀클턴은 몰랐을 것이다. 자신이 또 한 번의 좌절을 겪게 되리라는 것을.
그는 몰랐을 것이다. 그것이 성공보다 더 위대한 실패가 되리라는 것을.
훗날 세상으로 하여금 그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하게 만든 것은 바로 이 실패한 '인듀어런스 탐험'이었다.
이 책은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의 '실패'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실패는 그와 그의 대원들이 극한의 남극에서도 좌절하지 않았다는 것, 자신보다 대원들을 더 아낀 참된 리더가 보여준 리더십의 위대한 실패가 그 어떤 영화보다 더 큰 울림을 전해준다.
책은 섀클턴과 그의 대원들의 일기를 빌려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들의 일기를 통해 우리는 그날의 날씨, 시간, 항해내용, 바다 상황을 알 수 있고 일기 안의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당시 그들이 느낀 추위, 배고픔, 아픔, 좌절감, 슬픔을 느낄 수 있다.
많은 이야기 중 나는 탐험대의 동료인 썰매개들의 죽음이 참 마음 아팠다. 내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어쩔 수 없는 상황(배고픔, 식량부족)으로 개들을 죽여야 하는 그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먹먹함을 감출 수 없었다.
탐험가로서 가장 소중한 자산은 다름 아닌 그(섀클턴)의 낙천성이었다.
(중략)
당시 섀클턴이 후퇴하기로 결정한 것은 실로 용기 있는 행동이었으며, 그의 특징인 낙천적 성격을 잘 보여준다.
죽지 않고 살아 있다면 언젠가는 또다시 기회가 찾아오는 것이다.
실패란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오는가?
내가 느끼는 '실패'란 단어는 '좌절, 멈춤'이다. 누구나 실패를 두려워한다.
실패를 통해 얻어지는 것보다 실패로 인한 손해, 타인의 비난, 내가 느끼는 부정적 감정들이 싫어서일 것이다.
하지만 섀클턴을 비롯한 위인들은 실패를 통해 배웠다고 한다. 실패는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발판임을 그는 알고 있던 것이다.
또한 섀클턴은 매우 힘든 탐험의 실패 상황에서도 놀랄만큼 침착한 모습을 보여 대원들에게 믿음을 주었다.
"초조하고 미칠 것만 같았다." 의사로 참가한 알렉산더 맥클린은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그러나 섀클턴은 진정으로 위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혀 화를 내지 않았고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다.
그저 얼음 위에서 겨울을 보내야 한다고 짤막하게 말했을 뿐이다.
그는 절대 비관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겨울을 준비했다."
영하 30도, 눈폭풍이 몰아치는 남극의 겨울.
당신이 남극에서 겨울을 보낸다면 어떤 느낌일까?
소설 <마션>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 아무래도 좆됐다."
이 상황을 이보다 더 잘 설명하는 말이 있을까? 아니 저보다 더 심한 욕을 석 달 열흘쯤 할지도 모른다.
인듀어런스 호는 부빙(물 위에 떠다니는 얼음덩이. 네이버 국어사전 발췌)에 갇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평화로운 상황을 유지했다고 한다.
이는 섀클턴의 선구안으로 이루어낸 평화라고 볼 수 있다.
섀클턴은 대원들을 뽑을 때 그들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고 보았다.
노래를 부를 수 있소?
화려한 경력의 이력서가 아닌 "마음자세"
그리고 그는 늘 공정했다. 의복을 비롯한 모든 물품을 선발대나 고급 대원들 보다 일반 대원들에게 먼저 배분했다. 그래서 일반 대원들도 물품의 부족을 느끼지 않았고 누구나 공평한 상황을 가졌다.
또한 그들은 일상을 유지하는데 노력을 하였다.
음악을 듣고, 요리를 하고, 개들을 훈련시키고 축구를 하고.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의 폭격을 당한 영국의 총리 윈스턴 처칠은 국민들에게 "일상을 유지하는 것"을 항상 강조해왔다고 한다.
우리는 가끔 우리의 일상을 별 거 아닌 것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일상은 우리가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귀한 중심이라 생각한다.
섀클턴과 그의 대원들 처럼 고난의 상황에 있는 사람은 그 문제를 계속 생각하고 그 문제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그들은 문제에 잠식되고 결국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고 병이 나는 등 자신을 더 안 좋은 상황에 빠지게 만든다. 일상을 유지한다는 것은 문제를 잊고 상황을 환기시켜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섀클턴은 탐험을 위해선 탐험대의 지식도 중요하지만 대원들의 마음자세, 그리고 일상을 유지하는 힘을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배가 침몰하고 부빙 위에서 생활하게 된 그들은 부족한 식량, 추위, 진전 없는 상황에 좌절을 하고 절망하게 된다.
부빙 위에서 허술한 캠프를 설치하고 변변한 식량도 없이 170일이나 표류했으며, 1941년 12월 5일 이후 497일 만에 처음으로 육지에 상륙한다.
"대원들이 그 밤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사투를 벌이기는 섀클턴 역시 마찬가지였다.
"배를 띄우고 항해를 시작한 이후 어니스트 경은 항상 낮에는 똑바로 서 있고
밤에는 키드 호의 고물에서 스탠콤윌스호와 연결된 밧줄을 잠고 있었다."
오들리는 이렇게 적었다. "잠도 자지 않고 그렇게 버티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엘리펀트 섬이였다.
하지만 엘리펀트 섬은 그들이 머물기엔 해변도 좁고, 눈보라를 막아줄 공간도 없었다. 또한 통신도 없어 그들은 언제 구조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섀클턴은 이 상황을 해결하고자 포경기지가 있는 사우스조지아 섬으로 가는 것을 결정한다. 사우스조지아 섬은 엘리펀트 섬에서 1,000km 떨어진 곳이였다.
그들이 가진 배는 겨우 6m 길이의 갑판도 없는 배였다. 목숨을 건 항해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았다.
대원들은 다른 배에서 재료를 가져와 배를 수리해 항해가 가능하게 만들었고 사우스조지아 섬으로 갈 섀클턴과 대원들에게 4주치 식량을 주었다. 섀클턴은 떠나면서 엘리펀트 섬에서의 모든 권한을 프랭크 와일드에게 주었고 엘리펀트 섬에는 프랭크 와일드와 21명의 대원들이 남게 되었다.
엘리펀트 섬에서 남은 대원들의 모습은 섀클턴의 리더십과 더불어 이 책의 백미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섀클턴을 믿었고 또한 자신들의 방법으로 일상을 지키고 '인내'했다.
남은 배로 오두막을 지었다. 그들은 섀클턴의 실패를 걱정하기 보다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배로 바다를 나가기보다 남기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규칙적인 생활을 위해 그들의 일상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요리사인 그린은 오전 7시에 일어나 물개 스테이크를 만들고, 오전 9시 30분 와일드가 대원들을 깨웠다. 아침 식사 후 15분간 흡연시간을 가졌으며 이 와중에 오전 임무(사냥, 펭귄. 물개 가죽 벗기기, 고기 다듬기, 숙소정비 및 정리)를 부여했다. 점심은 12시 30분에 먹고 오후에는 오전의 일은 계속하였다. 오후 4시 30분에는 저녁을 먹었다.
숙소에서도 그들의 규칙을 지켰는데 모든 사람이 일주일에 한 번은 스토브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앉을 수 있도록 하였다.
사우스조지아 섬에 도착한 섀클턴은 대원들을 구조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한다.
섀클턴은 거의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
얼굴엔 날마다 주름이 새로 늘어났고, 검고 두껍던 머리카락도 차츰 흰 색이 되어갔다.
맨 처음 구조작업을 시작했을 때 그에게는 회색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세번째 구조작업을 나서는 그의 머리는 완전한 회색이었다.
섀클턴의 이런 노력 끝에 섀클턴은 구조선을 가지고 엘리펀트 섬에 가고 대원들을 하나도 잃지 않고 전원 구조되어 고향으로 돌아간다.
드디어 해냈소..... 한 사람도 잃지 않고,
우리는 지옥을 헤쳐 나왔소.
"인내"
섀클턴과 그의 대원들의 이야기에서 나는 이 단어를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인내"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견디다"와는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희망'이라는 이름의 인내가 보여준 이 이야기는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아니 삶에 가치관까지 변할 수 있을 것 같다.
실패가 두려운가? 여기 위대한 실패도 있다.